10-16 조회수 다병원 [고양신문] 체중이 만든 보이지 않은 압박 '허리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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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증후군, 어깨에서 먼저 시작
[건강칼럼] 유용진 다병원 원장
허리디스크는 단순히 자세가 나빠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 체중 증가는
척추가 감당해야 하는 하중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디스크에 강한 압력을
가한다. 복부 체중 1㎏ 증가는 요추 디스크에 약 3~5㎏의 압력을 더한다.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린다. 복부 근육은 늘어난
하중을 지탱하지 못하고, 허리의 곡선은 무너진다. 이때 디스크 후방의
섬유륜이 비정상적인 긴장을 받는다. 반복적인 압박이 누적되면 섬유륜이
찢어지고,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신경강으로 흘러나와 신경을 자극한다.
이렇게 시작된 미세 손상은 시간이 지나며 퇴행성 변화로 이어진다.
비만은 허리디스크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척추질환이 체중 증가를
유발하기도 한다.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줄고, 걷거나
운동하는 시간이 감소한다. 활동량이 줄면 근육이 약해지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 이는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통증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해 통증이 더 심해지는 상황이 이어진다.
체중을 줄이면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체중이 감소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기계적 하중이 직접적으로 줄어든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의 농도가
낮아져 디스크 주변의 염증 반응도 완화된다. 복부 비만이 줄면 척추 중심축이
바로 서고, 요추의 디스크 압력이 정상화된다. 이는 허리 부담을 덜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척추 주변 근육의 혈류가 개선되어 회복 속도 또한 빨라진다.
체중 감량 보조 치료의 활용
최근에는 식이조절과 운동요법 외에 호르몬 기반의 체중 감량 치료가 널리
병행된다. 이 치료는 GLP-1과 GIP라는 두 가지 혈당 조절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한다.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며 인슐린 기능을 개선하는 원리다. 이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약이 아니라, 전신 대사 건강을 함께 개선하는 대사질환 치료제로 사용된다.
체중이 감소하면 허리와 무릎 등 체중 부하 관절의 하중이 줄고, 전신 염증 반응이
완화된다. 척추질환 환자에게는 통증 완화와 운동 기능 회복에 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비만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가 체중 감량 치료를
병행한 후, 운동 치료나 재활 과정의 효율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치료는 어디까지나 체중 조절을 돕는 보조 수단이다. 생활 습관
개선 없이 약물에만 의존하면 근육량이 줄어 척추를 지탱하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식이조절과 근력 운동을 함께 병행해야 한다. 의료진의 관리 아래 적정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 1㎏ 감량은 허리가 받는 부담을 약 3~5㎏ 줄인다. 체중 감량은 허리디스크의
치료이자 예방이다.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관리법이다. 통증이 완화된
이후에도 꾸준히 근력을 유지하고 체중을 관리하는 습관이 허리를 가장 오래,
건강하게 지킨다. 작은 변화라도 꾸준히 이어간다면 허리는 반드시 가벼워질 것이다.


